장애인 복지관 봉사 경험과 느낀 점-
일단 장애인 복지관이라고 해서 무조건
똑같은 환경과 상황은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다.
또한 기본적으로 좋은 마음을 가지고
사회 복지사업을 운영하며 대부분 최대한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할 것이다.
몇 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아마도 그 사이
엄청나게 많은 것이 바뀌지는 않았을 것 같다.
처음 복지관에 방문하였을 때,
이런저런 말씀을 듣고 우선 지체 장애가 있는
청소년기의 친구들을 케어하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복지관의 운영 관리를 해주시는
사회복지사님이 몇 분 계셨고,
몸이 불편한 친구들이 케어가 가능한
적절한 인원으로 나이대별 소속 클래스가
나뉘어져 있었다. 그 안에 그 친구들을 돌보는
두 명 정도 인원의 공익근무요원도 있어,
덕분에 조금 더 빨리 노하우를 습득하며
약 한 달간 봉사를 하게 되었다.
복지관 내에서 활동 시 필요한
기본적인 케어와 식사, 대· 소변, 활동 프로그램,
여러 가지 놀이와 공부 지도 및 보조 등...

몸이 불편한 친구들이지만 소통해보면 다들
쾌활하고 밝은 모습이라 가까워지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과 활동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많은 대화와 농담도 하며 금새 친해졌다.
역시나 여건상 외출을 많이 하지 못하다보니
가벼운 산책과 같은 실외 활동을 좋아하였고,
가끔은 영화관에도 방문하여 영화 관람을
하는 등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기억에 남는 건 영화관에 준비되어 있는
장애인 전용 화장실을 이용해보니,
이상과 현실은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화장실 이용 후 스무살이 된 친구의 휠체어를
일부러 밀어주지 않고 스스로 화장실 밖으로
나갈 수 있는지 상의 후 시도를 해보았는데,
지체장애가 있는 친구가 성인의 신체였음에도
휠체어가 화장실 바닥의 턱에 걸리게 되어 있어
아무리 뻗어도 출입 버튼에 손이 닿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구나' 라는 생각이...
막상 홀로 다닐 수 있더라도 공공시설에서의
화장실 이용조차도 쉽지 않겠구나 싶었고,
스스로 활동의 의지가 있어도 거의
불가능한 것들이 너무도 많게 느껴져
왠지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역시나 직접 공감하지 못한 누군가가
이론적인 생각만으로 만들었을 공공시설이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일들이 기억에 남고,
잠시나마 그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굉장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들의 부모님들이 그동안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성인이 되고 나이가 더 많아질텐데
몸이 점점 나아져 모든 활동을 자립적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어려운
친구들에 대해선 고민이 깊으실 수 밖에
없을 것 같아 좀 안타깝기도 하였다.
나는 잠시동안 있었지만, 내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어려움이 얼마나 많을지...
그리고 의외였던 것이 그 곳에서 근무하던
사회복지사님들이 몇 분 계셨는데,
내가 볼 때는 다들 친구들을 진심으로 대해주고
너무 능숙하게 일도 잘하셨는데 막상 사적인
대화를 나눠보니 몇 분이 퇴사를 계획하고
있으셨다. 힘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여러 가지 환경이나 처우가 좋지 못하다보니
현실적인 문제로 아무래도 더 오랫동안
근무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ㅠ
다들 너무 단단해 보였는데....
암튼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해 보기도 하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회 복지 분야의 일을 하시는 모든 분들이
대단하게 보였고, 개인적인 생각으론
복지 분야는 이왕이면 성격이나 성향, 적성이
잘 맞는 사람이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그래도 힘들거나
그렇진 않았고, 어느 정도 성향이
맞았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복지분야의 현실이...
점점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 가겠지만,
복지 분야는 왠지 모르게 그런 것이
더 오래 걸리는 듯한 느낌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처우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 일선에서 근무하는 분들의 여건도
더 나아지길 바라며, 장애가 있어 몸이
불편한 분들도 앞으로는 더 나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